"후배들이 내 기록 깨줬으면…우승의 한 풀어주길"

(대전=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화 이글스의 레전드 김태균이 2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KBO리그 SSG 랜더스와 홈 경기를 앞두고 인터뷰하고 있다. 김태균은 이날 경기 후 열리는 자신의 은퇴식에서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2021.5.29. cycle@yna.co.kr
(대전=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영원한 한화 이글스의 '레전드' 김태균(39)은 만약 고교 시절로 돌아가 입단할 팀을 고를 기회가 생긴다면 주저하지 않고 또다시 한화를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그토록 바랐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하더라도, 오랜 기간 침체기를 겪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더라도 한화 유니폼을 다시 입겠다고 강조했다.
프로야구 KBO리그에 큰 족적을 남긴 김태균(39)은 2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된 은퇴식 전 기자회견에서 "한화에서 선수 생활을 해서 행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은퇴한 김태균은 이날 SSG 랜더스와 홈경기 후 열리는 은퇴식 겸 영구결번식을 통해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한화 구단은 김태균의 생일(5월 29일)에 맞춰 행사를 준비했다.
경기 전 기자회견실에 들어온 김태균은 "훌륭하신 선배들처럼 영구결번이 돼 영광스럽다"며 "(등번호) 52번은 아버지가 정해주신 번호인데, 이 번호를 달고 선수 생활을 잘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에 자신이 신인 시절 입었던 붉은색 올드 유니폼을 입고 나타났다.
한화 선수들은 김태균의 은퇴를 기념하기 위해 특별 제작한 붉은 유니폼을 입고 이날 경기를 치른다.
김태균은 "고교 시절인 1999년 선배들이 이 유니폼을 입고 한국시리즈 우승하는 장면을 봤다"며 "난 이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해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지만, 후배들은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을 꼭 이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태균은 프로 시절 최고의 기록은 세웠지만, 팀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복귀한 뒤엔 매년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어찌 보면 김태균은 팀복이 많지 않은 선수였다.
그러나 김태균에게 한화의 의미는 특별하다.
그는 '만약 고교 시절로 돌아가 입단할 팀을 고를 수 있다면, 우승하지 못하는 한화를 다시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우승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더라도 난 한화 유니폼을 다시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김태균은, 향후 한화로 돌아와 지도자 생활을 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지금은 해설위원 생활을 하면서 야구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며 "나중에는 한화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에 확실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은퇴 후 후회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엔 "딱 한 번"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 시즌 초반 KIA 타이거즈 고졸 신인 이의리의 공이 매우 좋더라"라며 "이의리의 공을 타석에서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도 전했다. 후계자로 꼽히는 노시환에 관해선 "잠재력이 큰 선수"라며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이지만, 잠재력에 비해선 아직 부족하다. 지금보다 훨씬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노시환은 물론, 모든 후배가 내 기록을 깨주길 바란다"며 "오늘 은퇴식을 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후배들이 많은 것을 느끼고 훌륭한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01년 한화에 입단한 김태균은 KBO리그의 대표적인 우타자로 명성을 떨쳤다.
그는 역대 우타자 통산 안타 1위(2천209개), 우타자 통산 2루타 1위(399개), 우타자 최다루타(3천557루타) 1위, 우타자 4사구(1천249개) 1위 등의 기록을 남겼다.
아울러 김태균은 2003년부터 2017년(2010년과 2011년은 일본 진출)까지 13년 연속 4할대 출루율을 기록했고, 2016년 8월 7일 NC 다이노스전부터 2017년 6월 3일 SK 와이번스(현 SSG)전까지 86경기 연속 출루를 달성, 한·미·일 프로야구 최다 경기 연속 출루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한편 김태균은 은퇴선수 특별엔트리를 이용해 이날 경기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그는 플레이볼 직후 대수비로 교체된다. 이날 경기 출전은 공식 기록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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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5/29 16:4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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