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참가자 3명 목숨 앗아간 음주운전 30대 구속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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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시간대 만취 상태서 과속으로 달려

지난 9일 새벽 경기 이천시 신둔면 편도 2차로 도로 가장자리를 달리던 마라톤 대회 참가자 3명이 뒤에서 덮친 음주운전 차량에 받쳐 숨졌다. 이천소방서 제공

새벽 시간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도로를 달리던 마라톤 대회 참가자 3명을 덮쳐 숨지게 한 30대 운전자가 구속됐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김승곤 영장전담 판사는 1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를 받는 ㄱ(30)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ㄱ씨는 지난 9일 오전 3시30분께 이천시 신둔면 편도 2차로 도로를 술에 취한 상태로 쏘나타 차량을 운전해 지나다가 도로를 달리던 마라톤 대회 참가자 ㄴ(61) 씨 등 3명을 뒤에서 덮쳐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ㄱ씨는 이천 시내에서 술자리를 가진 뒤 근처 회사 숙소로 이동하던 중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ㄱ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운전면허 취소 수치 기준(0.08％) 이상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ㄱ씨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결과, ㄱ씨는 ㄴ씨 등을 들이받기 전까지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사고구간 도로 규정 속도인 시속 70㎞ 이상으로 달리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ㄱ씨는 경찰 조사에서 “ㄴ씨 등을 미처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ㄴ씨 등은 부산시 태종대에서 경기 파주시 임진각까지 달리는 ‘2020 대한민국 종단 537㎞ 울트라 마라톤 대회’ 참가자다. 경찰은 이들이 사고 당시 안전 등 대회 진행을 돕는 진행요원이 없이 인도가 아닌 도로를 달리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마라톤 대회 주최·주관 기관인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을 상대로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에 대한 과실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