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 보스턴마라톤이 오는 9월 7일부터 일주일간 ‘가상’으로 열린다. 124년 사상 첫 비대면 행사로 치러지는 셈이다. 보스턴마라톤 사무국에 따르면 ‘가상 2020 보스턴마라톤’ 참가자들은 플랫폼에 접속한 후 6시간 동안 26.2마일(약 42.16km)을 달린 후 시스템이 원하는 방식으로 인증을 하면 된다. 완주자에게는 각종 기념품을 포함한 메달도 발송될 예정이다.
코로나19 시대의 스포츠 이벤트 생존법
원하는 장소·시간에 각자 뛰고 기록 인증
완주 기념 메달은 우편으로 발송 받고
앱으로 기록 실시간 반영, 순위 정하기도
코로나19 시대에 수만 혹은 수천 명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마라톤은 위험하다. 대신 ‘가상 마라톤’ ‘랜선 마라톤’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제 사람들은 한 곳에 모이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뛰고 기록을 잰다.
원하는 시간·장소에서 각자 뛴다
참여 방법은 간단했다. GPS 기반 기록 측정 애플리케이션 ‘스트라바(strava)’를 다운받고, 메뉴에서 ‘룰루레몬 씨위즈 버추얼 하프& 10km 마라톤 대회’를 검색한 뒤 하프 마라톤 21.1km 또는 10km 중 목표를 선택한다. 이후 일주일 동안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달린 후 기록을 등록하면 완주 메달이 집으로 배송된다. 각자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뛰기에 등수를 정하는 경쟁 개념은 없었다. 달린 거리와 시간, 속도 등 자신의 달리기 성적만 기록됐다. 룰루레몬 측에 따르면 스트라바에서 씨위즈 버추얼 마라톤에 등록한 참여자 수는 5만여 명에 달했다.
씨위즈에 참여한 최정아(38)씨는 지난 22일 오전 7시부터 8시까지 약 한 시간 동안 서울 성동구 옥수동 일대에서 10km를 뛰었다. 평소 달리기를 즐긴다는 그는 룰루레몬 SNS 계정에서 가상 마라톤 대회 안내를 보고 참가 신청을 했다고 한다. 최씨는 “코로나19로 혼자 달리는 것에 지루했던 차에 가상이나마 함께 달리면 재미있을 것 같아 신청했다”며 “내 시간에 맞춰 원하는 코스에서 자발적으로 뛰는 형태라 일반 마라톤 대회보다 부담이 덜했다”고 말했다.
각자 따로 뛰지만, 순위는 정한다
이번 가민 가상 레이스에는 국내외 총 1981명이 참가했다. 이 중 1235명이 10km를 완주했다. 참가자들의 기록이 실시간으로 경신되는 덕분에 많은 인원이 함께 달리지 않아도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를 즐길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10km 순위권 기록은 30분대로 측정됐다.
평소 다수의 마라톤 대회를 섭렵한 이현솔(25)씨는 지난 5월 10일 가민 레이스에 참여했다. 친구 두 명과 함께 서울 한강 변 동작대교부터 반포대교까지 10km를 완주했다. 이씨는 “많은 사람이 함께 뛰면서 서로 응원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없어 아쉬웠지만, 소규모로 차분하게 원하는 장소에서 뛰는 가상 마라톤은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고 했다.
실시간 경쟁도 가능
21일 오후 7시부터 사전 예약으로 전국 각지에서 참여한 약 300여명의 참여자는 각자 원하는 장소에서 5km 거리를 달렸다. 이들의 기록은 런데이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취합됐는데, GPS 기반 앱으로 자동차나 전동 킥보드 등 부정한 방법으로 이동하는 참여자도 가려낼 수 있다.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각자 다른 곳에서 달리고 있는 참여자들의 기록은 실시간으로 기록돼 런데이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식 버전에서는 가상의 마라톤 코스 위에 현재 달리고 있는 참여자들의 위치도 정렬돼 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가상 레이스에 참가하지 않은 앱 사용자들은 박수 응원도 가능하다. 응원을 보낸 사람의 닉네임과 메시지가 박수 소리와 함께 음성으로 선수에게 전달된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August 26, 2020 at 09:03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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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 마라톤,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요? - 중앙일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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